[일반] “위기가 기회, R&D투자 늘리겠다” 中企 64.2%
세계경제 침체 여파로 국내 실물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중소기업들은 연구개발(R&D)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원장 이계형, 이하 산기평)이 ‘2009년 지식경제 기술혁신사업 설명회’ 참석자 2,7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09년 R&D 투자 증가(60.4%)가 변화없음·감소(39.6%)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R&D 투자가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64.2%로 대기업(35.1%)보다 R&D 투자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기업들이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별로 보면 화공(50.6%), 반도체·디스플레이(53.8%), 소재(58.7%), 기계(58.8%) 등 장치산업은 R&D 투자에 다소 소극적인 반면, 로봇(75.0%), 바이오(73.5%), 산업융합(75.8%), 에너지(74.0%) 등 신성장산업 분야는 R&D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지식경제부가 실시한 R&D 지원제도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인건비 현금지원 확대(23.7%)’와 ‘민간 현금 부담금 경감(20.8%)’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행정절차 간소화(41%)’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았던 점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는 것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기업들이 자금과 관련된 지원방식 개선에 더 큰 메리트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대학·연구소·협회 등은 연구비 비목 간소화, 관리규정 통폐합, 신청서 간소화 등 ‘행정적 개선’에 대한 응답이 높았다.
기업 관계자들은 또 ’09년 최대 경영현안으로 ‘판매시장 위축(37.8%)’을 꼽았다. 특히 기계, 반도체디스플레이, 화공 분야가 이에 대한 응답율이 높았다. 바이오, 로봇, 에너지, S/W 및 서비스 분야는 ‘자금부족, 금리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혁신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이 ‘R&D투자자금 부족(58.4%)’이라고 답했으며, ‘R&D개발인력 부족’이라는 응답도 25.4%에 달해 기업들이 자금과 인력 수급 면에서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 R&D정책자금 활용 확대(44.4%)’를 꼽았다. 이는 ‘R&D투자규모 확대(19.8%)’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로, 정부의 R&D투자 유인이 기업의 연구개발 의욕 고취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정부 R&D 지원금에 대한 용도로 ‘사업화, 실용화기술(39.4%)’과 ‘신제품 개발 기술(36.3%)’에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이를 소속기관 유형별로 보면, 기업은 ‘사업화, 실용화기술’에, 대학이나 연구소는 ‘산업원천기술개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행형태에서도 기업은 기업 주관을 선호(기업 응답 중 77%)하는 반면 대학·연구소는 대학·연구소 주관에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기업 외 응답 중 61%)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을 산업원천기술개발R&D로 적극 유인하고, 산·학 간의 상반되는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산·학컨소시엄 구성을 유도할 수 있는 정보교류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창화 기술평가본부 본부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돌파만이 살길이라는 인식이 중소기업들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면서 “기업들이 정부 R&D 정책을 더 자세히 파악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와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2008년 12월 23일부터 올 1월 22일까지 한 달간 전국에서 열린 ‘2009년 지식경제 기술혁신사업 설명회’ 참석자 2,350명과 이메일 응답자 41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작성자 이현숙
작성일 2009-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