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몸살엔 R&D 해열제로 / 내일신문(2021-08-24)
- 분류기고
- 담당부서대외협력팀
- 작성자곽지현
- 등록일2021-08-24 00:00
- 연락처053-718-8293
[경제시평]지구온난화 몸살엔 R&D 해열제로
뉴스에서는 연일 코로 나 19 확진자 현황과 백신접종에 관한 내용이 보도되고 있다. 요즘에는 안부를 주고 받을 때 백신을 접종하면 몸살과 고열로 고생하니 해열제를 준비하라 는 걱정과 인사가 오간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환경도 심상찮다. 온도가 상승하고 있어 지구에게도 해열제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최근 30년 동안 지구 평균 온도는 1.4℃ 상승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올 2월 발간한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이라는 책에서 전세계가 매년 510억톤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라면 21세기 말에는 10만명당 75명이 사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0년 코로 나 19로 인한 사망률(10만 명당 14명)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세계 자연보전연맹(IUCN) 은 전세계 멸종위기종의 19%가 기후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의 감소는 식량과 천연자원 등의 소멸로 이어져 인간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탄소중립 도전, 새로운 산업 탄생 계기될 수도
미국과 EU는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국가의 제품에 관세를 부가 하는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 EU는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37.5%의 이산화탄소 감축에 합의했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글로벌 신경제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조선 철강 화학 등을 중심으로 고도 성장을 이룩했다. 대다수의 산업이 석유 석탄 LNG 등 탄소계 자원을 소비하는 산업구조이기에, 타 국가 대비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탄소중립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산업계의 탄소중립을 위한 도전에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배출가스 저감을 통해 에너지 절약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기능성 고분자, 탄소나노튜브, 탄산수소나트륨 등 다양한 고부가 가치의 탄소 기반 첨단 소재와 광물로 변환하는 새로운 산업이 탄생할 수도 있다. 다만 탄소저감 원천기술의 확보와 국내 산업 체질 개선은 민간이 단독으로 부담하기에는 큰 위험 부담과 고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적극적인 연구개발 지원과 제도 정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최근 소관 부처를 중심으로 주요 산업별 탄소 배출 현황과 배출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탄소 배출량 감축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최종 도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철강산업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철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 신 공정 기술, 나프타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플라스틱업싸이클링 기술, 바이오매스 유래 원료 소재 기술 등을 핵심 기술로 선정해 온실가스 배출의 직접적인 원인을 차단한다.
이처럼 탄소 다(多)배출 분야별로 핵심 기술을 △탄소계 원료를 대체하는 기술 △탄소계 에너지원을 대체하는 기술 △기존 공정 에너지를 효율화하는 기술 △기존 자원을 재활용하는 기술 등 4가지로 구분해 2050 탄소중립 R& D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또 수송기기(자동차 조선) 분야 등 기타 산업 분야를 포괄해 전체 산업계에 빈틈없는 지원으로 탄소 배출의 획기적 저감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민간부담금 경감, 연구개발 이후 실증연구 등 탄소중립 R& D 결과가 2050년까지 안정적으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전 방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탄소중립 R& D로 산업구조 성공적 전환 기대
탄소중립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은 아직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이지만 가야 할 길이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탄소중립 R& D 전략과 이를 바탕으로 국가 R& D사업의 성공적 이행이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촉발하면서도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는 해열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