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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국가 R&D 산소탱크 역할”

  • 분류인터뷰/칼럼
  • 담당부서홍보팀
  • 작성자김도진
  • 작성일2009-07-22 00:00
  • 연락처02-6009-8040
 
2009년 7월 22일 수요일
 
 
“국가 R&D 산소탱크 역할”
서영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
 
서영주 원장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지난 5월 지식경제부 산하 7개 연구개발(R&D) 지원기관이 통폐합되면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함께 탄생했다. KEIT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R&D 과제의 기획과 평가·관리를 전담하며 지경부 전체 R&D 예산 4조3000억원의 40%를 웃도는 연간 1조80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유이(有二)한 R&D 지원기관이 된 KEIT는 어떤 모습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을까. 21일 서울 역삼동 한국산업기술센터 집무실에서 서영주 원장을 만나 KEIT의 현재와 미래, 정부의 R&D사업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대담=송계신 정치경제부장



■ 스마트 프로젝트에 기업들 관심 커

지난 8일 정부는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8개 분야, 26개 과제를 선정해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SK 등 대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들 과제 개발에 정부가 1550억원을 지원하고 참여기업들은 기술개발 완료 후 1년간 총 1조8600억원을 투자해 약 6800개의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과제를 선정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은 곳이 KEIT다. 물론 향후 과제 개발이 잘 이뤄지는가를 관리·감독하는 것 역시 온전히 KEIT의 몫이다. 공식적인 인터뷰의 첫 질문은 스마트 프로젝트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었다.

서 원장은 “이번 스마트 프로젝트는 실용화단계로 넘어가는 1∼2년짜리 단기 프로젝트”라며 “추가경정예산에 R&D 예산을 반영한 것도 전례가 없는 것이지만 평균 경쟁률이 10대 1을 웃돌 만큼 기업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스마트 프로젝트에는 지난 5월 사업공고가 나간 뒤 총 274개 과제가 접수됐다. 특히 설명회에는 당초 5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200여명이 몰려 2차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서 원장은 “국회에서 예산이 확정된 후 공고에서 선정까지 2개월 정도 걸렸는데 단기 프로젝트라 오래 끌 수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서면평가와 발표평가, 총괄심의위원회 등 3단계의 선정과정을 거친 만큼 공정성 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원기간은 보통 1년에서 2년 정도가 될 겁니다. 기업들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참여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과제 개발에 실패했을 때 지원금을 회수하는 방안도 마련은 했습니다만 시작부터 회수를 논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사실 정부 지원자금은 시드머니(종잣돈)에 불과해요.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많이 할 겁니다. 오는 2013년까지 11조8000억원의 설비투자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통폐합으로 원스톱 서비스 가능

R&D기관 통폐합으로 달라지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서 원장은 “KEIT의 탄생은 산업기술 지원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 R&D 예산이 1조원이던 시절에 만든 프로세스를 4조원 시대에 맞게 바꾸겠다는 그의 의지도 포함돼 있다.

“기관 통폐합으로 하드웨어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됐습니다. 다음에는 R&D 전주기의 프로세스 혁신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따라가야죠. 다음달 말까지 이를 정리할 예정입니다.”

기존에는 사업에 대해 창구가 여러 곳이어서 고객 불편이 야기됐다. 한 예로 부품소재기술개발 사업의 경우 기획은 한국산업기술재단에서 추진하고 평가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서 진행했으며 관리는 한국부품소재진흥원에서 수행했다. 수요자 입장에서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사업간 연계성과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번에 KEIT로 창구를 단일화함으로써 R&D 수요자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어요.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개로 분산돼 있던 창구가 단순화됨으로써 관련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고 더 나은 서비스를 기대해도 좋을 겁니다. 영역별로 산재돼 있던 지원기능이 통합됐으니 중복지원 등의 비효율도 점차 사라질 겁니다.”

서 원장이 말하는 KEIT의 세 가지 변화는 우선 R&D 자금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KEIT는 올해 예산 가운데 이미 60% 이상을 집행했다. 이 밖에 서면평가, 전자협약 등을 통해 평가기간과 협약기간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R&D 과제의 사전기획을 강화하고 다양한 R&D 대상과제가 발굴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수요 조사를 확대하는 등 수요지향형 기술기획 체계를 도입한다.

셋째, R&D 자금의 신청부터 접수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에서 관리할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통합 관리지침을 제정하는 등 R&D 관리시스템 선진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2005년 기준으로 정부 R&D 예산규모는 미국의 15분의 1, 일본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4%로 선진국과 비슷해요. R&D 투자 규모가 늘어난 만큼 반드시 성과가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R&D 재원을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다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 국가 R&D의 산소탱크 역할 자임

“우리나라도 LG전자가 인수한 미국 제니스에서 디지털방송 수신용 원천기술을 개발해 매년 1000억원대의 기술료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삼성SDI의 고용량 2차전지는 개발을 끝낸 뒤 11% 이상 고용이 증가했어요. 이처럼 R&D는 국가 경제에 피를 돌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서 원장은 집중적인 R&D 투자와 일류 첨단기업 육성을 통해 국가 선진화를 이루고 있는 핀란드·스웨덴·스위스 등 유럽의 강소국들을 예로 들며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해법은 기술개발”뿐이라고 강조했다. 10여년 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경험한 것처럼 위기는 곧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고 그 열쇠는 산업기술 R&D, 즉 기술혁신에 있다는 얘기다.

“먼저 ‘시장 수요’를 중시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시장에서 활용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가 보편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바코드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다음은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입니다. R&D의 결과는 시간이 흐른 뒤에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온갖 반발을 무릅쓰고 하이브리드자동차 개발에 매진했던 까닭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기술과 인재를 중시해야 합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원석을 갈고 닦아서 보석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서 원장은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위기 이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경제위기의 다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긴 안목에서 최상의 R&D 기획·평가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KEIT의 당면 임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기술강국 대한민국’을 향한 KEIT의 역할론도 제시했다. 한마디로 ‘박지성 선수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지성 선수를 두고 ‘산소 탱크’라고 하잖아요. 쉬지 않고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멀티플레이어의 모습을 두고 붙여진 별명이죠. KEIT 역시 수비와 공격을 잇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서 원장은 특히 공수 전환이 빠른 박지성 선수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기술개발의 속도가 빨라지고 컨버전스가 빈번히 이루어지는 만큼 과제를 기획하거나 평가하는 타이밍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R&D 기획에 꼭 필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에서다.


■ 서 원장은..

서영주 원장은 탤런트 서민정씨의 아버지로 더 유명세를 치른다. 민정씨는 2007년 결혼 후 연예계를 떠나 미국 뉴욕에서 살고 있지만 그녀가 탤런트로 한창 활동하던 시절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 원장을 만나면 민정씨의 안부를 먼저 묻곤 했다. 이번 인터뷰 역시 민정씨의 근황을 묻는 것으로 시작됐을 정도다.

서 원장은 KS(경북고-서울대 법대)를 나온 정통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지난 1977년 행정고시 20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이후 대통령비서실 경제구조조정기획단 국장과 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장·정책국장, 산업자원부 무역유통국장과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정책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그래서 누구보다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중소기업통'으로 손꼽힌다.

평소 '가족 같은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서 원장이지만 업무에 대해서는 철저하다. 그는 특히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표준화'와 '매뉴얼'이라는 생각으로 지침서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고객응대부터 평가위원 행동요령까지 안내서의 범위도 넓다. 서 원장은 세계 최고기관을 지향하는 만큼 매뉴얼에 담기는 내용도 구체적이고 세심하며 세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평소 '소통 경영'을 강조하는 서 원장은 '강한 조직은 책상에서 회의와 지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각오 아래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 이 같은 경영방침은 현장에도 적용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고객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문제점을 바로 잡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57세 △대구 △경북고 △서울대 법대 △건국대 대학원(경영학 석사) △행정고시 20회 △대통령 비서실 경제구조조정기획단 국장 △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장·정책국장 △산업자원부 무역유통국장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정책조정실장 △전자부품연구원장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윤경현기자


 

/정리=윤경현기자 blue73@fnnews.com

■ 사진설명=서영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TI) 원장은 연구개발(R&D) 예산이 1조원이던 시절에 만든 프로세스를 4조원 시대에 걸맞은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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