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의 산업경쟁력을 준비하자 / 내일신문 (202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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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강명주
- 등록일2021-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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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메타버스 시대의 산업경쟁력을 준비하자 / 내일신문 (2021-04-09)
코로나19가 촉발시킨 비대면 문화는 디지털 경제를 넘어 가상융합 경제를 향해 가속화하고 있다. 가상융합 경제는 메타버스(Metaverse)에서 이뤄지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포괄하는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기술을 통해 체험하는 '3차원의 가상세계'다. 1992년 미국의 공상과학자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크래시'에서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서 들어갈 수 있는 '가상세계'를 뜻하는 용어로 처음 등장했다.
'메타버스'는 오늘날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와 같은 게임을 통해 경험하고 있으며, 방탄소년단은 포트나이트라는 3D 게임 소셜 플랫폼에서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산업에서도 메타버스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경우는 항공기 배선작업에 증강현실을 적용해 작업 오류비율을 0%로 줄였다. 이 외에도 위험한 공간에서 작업하는 작업자의 훈련을 돕기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메타버스 세상을 여는 3개의 열쇠
과거 증기기관과 모터의 발명은 인간이 가진 근육의 확장이었다. 오늘날 빅데이터·인공지능(AI)에 의한 급속한 변화는 뇌능력 확장, 즉 '지능혁명'이다. 우리의 삶을 바꿀 다음 혁명은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인간의 오감능력을 확장시킬 '감각혁명'이 아닐까 한다. 가상과 현실정보를 결합하고 그래픽 냄새 소리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혼합해 정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XR 기술은 4차산업혁명의 많은 기술군 중 하나가 아니라 다음 산업혁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2018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2045년의 메타버스 세상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가상세계인 '오아시스' 소유권을 얻기 위해 3개의 열쇠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실제 메타버스 세상을 열기 위한 3개의 열쇠는 무엇일까? 안정적인 데이터 인프라, 편리한 디바이스, 양질의 콘텐츠 생태계다. 안정적인 데이터 인프라를 얻기 위해서는 고용량 메모리 고성능 프로세서, 실시간 전송 통신망이 필요하다. 또한 어지럽고 무거운 현재의 디바이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차세대 공간 디스플레이 기술, 고용량 배터리의 경량화 기술이 필요하다. 콘텐츠 생산과 유통이 쉬우면서 수익배분까지 합리적인 XR 플랫폼은 안정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관련 수요와 공급을 효과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미국 기업들이 먼저 이 열쇠들을 모아 메타버스 세상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VR 헤드셋 시장은 페이스북의 오큘러스가 작년 기준 시장의 53%를 차지했고, 애플이 4년간 개발한 AR 글래스는 연내 시판될 예정이다. 플랫폼의 승자독식 특성상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작부터 뒤쳐진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대응전략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을 선도할 핵심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 메모리·디스플레이·배터리·5G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영화·드라마·웹툰·게임 등 소프트웨어 제작능력도 세계적 인정을 받는다.
우리는 비교우위를 가진 역량을 기반으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용 시장이 아닌 산업특화용 XR, 특히 AR시장을 먼저 집중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
XR·VR분야 '킬러콘텐츠' 개발 집중해야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내년까지 70%의 기업이 XR을 테스트 과정에 적용하고, 25%의 기업은 생산과정까지 적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의료 교육 등 각 산업에 특화된 디바이스 개발에 주력하면서 산업별 전문 콘텐츠 개발을 유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한국인의 독창적인 콘텐츠 생산능력을 활용해 전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VR킬러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인터넷과 핸드폰 대신 메타버스와 XR디바이스를 사용하며 살아갈 세상을 앞에 두고 머뭇거릴 수는 없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법이다.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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